(316) 오순절은 단회적 사건인가? 반복적 사건인가?
저는 그런 신학적 교리적 논쟁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미국에 잘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입국수속을 하면서 한 번도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목사님들의 컨퍼런스가 있어,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또 가족도 만나기 위해서 왔다’고 방문 목적을 밝히자,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입국 심사관이 입국허락 도장을 찍으면서 마지막으로 확인한 내용이 ‘미국에서 설교를 하고, 돈을 받지 말라.’는 경고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목사에 대한 신뢰가 거의 없는 시대가 되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도착과 더불어 시작된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서 열심히 배움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조금 전 가정교회 30주년 기념행사도 참석하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제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부목사로 섬겼던 산호세 임마누엘 장로교회에서 컨퍼런스도 진행되고, 30주년 기념식도 있었는데, 저희 부부와 함께 치열하게 목자님으로 섬기셨던 분들이 이제는 장로님이 되어 섬기시는 모습에 반가움과 감동, 그리고 감사가 넘쳤습니다.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빡빡하게 진행되는 일정이어서 중간에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총목자단톡방에 <다운교회 오순절을 기다리는 짧은 묵상과 기도요청>을 늦지 않게 보내고, 또 새벽예배 설교영상을 설교부터 시청할 수 있는 링크를 가능하면 빨리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순절”과 관련하여 이것이 ‘단회적 사건인가?’ 혹은 ‘반복적 사건인가?’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우리 다운가족 가운데서도 “다운교회의 오순절”이라는 표현이 불편한 분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분들에게는 “오순절” 혹은 “통성기도”와 같은 단어가 “광신적 신앙”이라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 내지는 불편함을 느끼실 분들도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우리 한국 교회에서는 “성령님”과 “성령님의 역사 혹은 사역”에 대한 혼란과 오해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순절이 단회적이라는 분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고, 오순절이 반복적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오순절’이란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가 ‘다운교회의 오순절’이라고 말씀드릴 때, ‘오순절’은 신학적 용어라기보다는, 그냥 공동체적인 성령님의 강력한 역사를 의미합니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보다는 사도행전 4장 23~31절에서 일어난 사건과 같은 사건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함께 추구하는 교회는 “성경대로”의 신약교회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100% 완벽하게 성경대로의 교회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해가야 합니다. ‘변화’는 때로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 판단하는 기준은 ‘나에게 좋은가? 나쁜가?’ ‘나에게 편한가? 불편한가?’가 아니라 이것이 ‘성경적인 모습인가? 아닌가?’ ‘성경적인 방향인가? 아닌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이 정말 성경적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때는, 언제든지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우리 목장이 되고, 다운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가 성경적이라는 확신이 될 때는 나에게 조금 불편해도 기꺼이 변화를 함께 시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