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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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 칼럼


 

글로 분명한 뜻을 밝힙니다.

이경준목사 0 215

 

   은 시간을 보내면서 저를 아는 분들은 제 마음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 안에는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여러 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목회서신을 통해서 제 마음을 전달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심심치 않게 “우리 목사님도 세습을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제 귀에까지 들리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말로 와전되는 것보다는 한 번은 글로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습,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교회 담임목사를 세습하는 것에 대해 어느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질타를 하였습니다. “세습에도 상식이라는 게 있다. 교회 안 시선도 중요하지만 교회 밖도 중요하다. 세상 사람들은 ‘세습’ 하면 북한을 떠올린다. 교회 밖 사람들은 속된 말로 영적(靈的) 고객이 될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한테 교회가 미개한 집단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는데, 이래서야 (하나님) 말씀을 전하겠는가. 그리고 (교회가) 힘들고 안 좋은 상태면 물려주겠는가. 크고 힘이 있으니까 세습을 하는 거다. 지금 개신교 내 세습은 가업을 계승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남들이 다 가고 싶은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한마디로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저도 동일한 생각입니다. 그런데 금년에 제 맏아들이 신학교에 다닌다는 소식을 들은 분들 중에, 그냥 지나가는 말로, “우리 목사님도 아들에게 물려주실 생각이 있으신가?” 하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말에 매우 무책임한 말이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입니다. 세상에 이 말처럼 못된 말이 있을까요? 소문을 다 퍼뜨려 놓거나 사람들 마음속에 선입관을 다 심어놓고, “아니면 말고!”라니요. 그래도 아버지가 목사인데 그 아들이 신학교에 다닌다면, 한 번쯤 생각은 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교회 담임목사 세습에 대해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안다면, 저와 세습은 제발 연관을 시키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세습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를 몇 가지 보여드리지요. 우리 교회는 합동교단이고 제 아들은 백석교단 신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중간에 편입이라도 시킬 수 있지 않은가?’ 편입이 아니라, 합동교단 신학교인 총회신학교에 재입학을 시킬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럴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증거는 담임목사 65세 정년은퇴는 제가 제안을 해서 정해진, 우리 교회 정관에 있는 내용입니다. 만일 세습을 생각했다면, 제가 70세까지 있으면서 제 아들을 담임목사로 준비시키는 것이 수순이 아닐까요? 구차한 얘기를 했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습에 대한 저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은퇴를 할 때에 제 아들은 졸업도 하지 못합니다.

 

   원로목사로 모시겠다고 2기 장로님들이 당회에서 정한 것에 대해서도 과정을 설명드리지요. 일반적으로 원로목사에 대한 대우는, 은퇴 시 사택을 자택으로 명의를 변경해 드린다거나 사용하던 차를 개인 명의로 바꿔드린다거나 공로금을 잔뜩(?) 드리는 것 때문에 원로목사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2014년 8월에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야 사역기간이 20년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정교회가 어느 정도 정착될 것을 염두에 두어 65세 정년까지 연기하기로 한 것입니다. 저의 집은 현재 자택입니다. 차도 중고이지만 제가 지불하고 산 차입니다. 퇴직금은 정해진 금액만 주시면 됩니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면, 제가 은퇴할 때에 공동의회에서 원로목사로 추대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상의 글은 제 심기가 불편해서 쓴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서로 밝은 마음과 밝은 얼굴로 대하고 싶어서, 한 번 시원스럽게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또 글로 남겨야 증거도 될 것입니다. 혹시 의문이 있으실 경우에는 언제든지 제게 직접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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