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도사다
지난 주에 이경준 목사님께서 심상윤 전도사와 저에게 옷을 두벌씩 선물하셨습니다.
여름에 정장 입고 다니면 더우니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도록 차이나 칼라 셔츠를 두벌씩 주신 것입니다
(곽우신 목사님에게는 사이즈가 안 맞아 추가로 구해보고 다음에 주시기로 했습니다 ^^;;;;)
주일 아침에 그 옷을 입고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차이나 칼라 옷 입으면 웬지 교회 사역자 느낌 나는거 아시죠?
마치, "나는 전도사입니다"라고 얼굴에 적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살짝 묘했습니다.
안그래도 진짜 전도사 되기 전부터 별명이 박전도사였는데....
역시나 지난 주일에 우리 교인 몇분께서 저희 옷에 대해 코멘트해주셨습니다 ㅎㅎㅎ
그날도 여느 주일과 같이 교회에서 바쁘게 일과를 보내고 퇴근(?)하면서 다시 버스를 타고
마침 남는 자리가 있어서 앉았습니다. 그런데 몇 정류장 가더니 승객이 많이 타서 서서 가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얼핏 옆에 서신 분을 보니 젊은 여성분이셨는데 자리를 양보하기 좀 애매한 나이였습니다.
평소 같으면 제가 바로 일어섰을텐데 주일 저녁이라 좀 피곤해서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다 내릴 때가 되서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혹시라도.........제 옆에 서있었던 분은 제 옷을 보고 교회랑 연관된 사람이겠구나... 생각했을 수 있는데,
예전 같으면 적어도 "저 교회에서 일하는 사역자에요"라고 대놓고 보여지진 않았을텐데,
만에 하나라도 그 분은 제가 자리를 양보하길 기대했는데 제가 양보를 안 했기 때문에
교회의 이미지에 네거티브 영향을 준 것은 아닐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서
평소처럼 즉각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역시 사람의 옷은 그 사람의 신분과 사상과 가치관을 보여줍니다.
이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차이나 칼라 옷을 입으면서 다시 한번 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차이나 칼라 옷을 입을 때는 제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