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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우리집에서 TV가 사라진 사연

최혜영 14 1613

두달전쯤 이었나봐요.

 

주일저녁 진현이네 집에서 초원 모임을 했는데

같이 갔던 인애가 모임중에 심심하다며

남편 곁으로 오더니 투정을 부렸어요.

 

그날 열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모두 인애보다 어린 동생들이었고

저희가 삶공부 하는 동안 도서관에서

몇시간 책을 보고 온후라 책읽기도 싫었나봐요

 

저도 이해는 갔지만 평소에는 볼수 없던

인애의 투정에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얘기에 빠져 별로 신경 쓰지않았는데

모임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남편이 인애랑 한참 대화를  하더라구요.

 

남편은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인애방에서 나오고

인애는 방에서  뭐가 그리 서글픈지 펑펑 울고 있었어요.

평소 내가 샘날 정도로 가까운 부녀지간에

냉랭한 기류가 흘러 놀랐지요.

 

남편은 무슨 결심이 섰는지 아무 말 없이 안방으로 와서

얼마전 이사해서 약정기간도 한참 남은 인터넷 TV 선과 기계를

제거 하더라구요. 남편 말인즉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는 게 많아

심심하다는 말이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다며

제일먼저 TV를 없애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거예요.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 기계와 더친한 아이들을 보며

조금은 단호한(?) 처방을 내린거예요.

 

너무 단호한 모습에 아무말도 못하고 지켜만 보고 있는데

당신한테도 좋을 꺼라며 뼈있는 말을 하더군요.ㅠㅠ

 

평소에는 부드러워도 한번 결심한 일에 데해서는  

단호한 남편의 성격을 알기에

저도 오히려 잘되었다며 태연한 척 했어요.(하지만 조금 아쉬웠어요)

며칠 후 통신사에서 게계를 회수하러 욌고

그렇게 TV는 우리집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일로 인애는 잠깐 섭섭해 했는데

저한테는 많은 변화가 생기더라구요.

 

일단 라디오를 자주 켜게되고

말할수 없는 삶의 여유와 운치가 생기더라구요.

 

김연아 피겨경기는 화질은 좀 떨어지나

컴퓨터로 보고 쓸데없이 TV앞에 앉아 있는 일이 없어졌어요.

 

이자리를 빌어 단호한 결정을 내려준 남편

그리고 힘들지만  부모님께 순종하려고 애쓰는 인애 오석

직장과 목장만으로도 바쁜가운데 집을 오픈해 섬겨주는 초원 식구들

제가 목녀를 할수 있도록 목장 식구가 되어준 목원들

가정교회를   결심하신 목사님

그리고 저희를 다운교회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려요.

 

쓰고보니 무슨 수상식 소감 이 되었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아는바 제가 작은 일에도 감격을 잘 해요.

 

창밖에는 봄비가 분위기있게 내리고

라디오에서는 찬양이 흐르고

전 매우 행복합니다.

이제 빨래 꺼내러 가야해요.

모두들 행복한 한주 되세요.

 

 

 

 

 

 

 

 

 

 

 

 

 

 

 

 

 

 

 

 

 

 

14 Comments
김현희 2010.03.23 20:09  
항상 마음이 있지만 완전히 치우는 결단있는 행동이 쉽지 않은데 대단하세요.
저희도 치울려고 몇번생각하다 잘 사용하기로 결정해 아직은 안치우고 있습니다. 평일은 아예 코드 빼놓고 대신 일주일에 한번 목장때만 보여주기로 약속해 아이들이 목장모임을 재미있는 영화보는 시간으로 기다리기도 해요. 아직 치우지 못한 가정은 이렇게 사용해 보심도 좋을 듯 하네요.   
황해연 2010.03.17 19:17  
부모님과 함께 사니까 TV를 완전하게 제거하진 못했어요. 할머님방에만 작은거 한대!
큰 딸 다희나 우리 부부는 TV없는게 익숙해져 있는데 늘 할머니와 함께하는 작은딸 다은이가 가끔 광고에 나오는 내용을 흉내를 내도 할머니가 해석해주지 않으면 뭔말인지 몰라서 커뮤니케이션상 문제(?)가 있곤 해요^^
다희도 학교에서 요즘 잘나가는 가요, 드라마, 연예인등의 대화에선 왕따(?)가 되곤 하는데 그도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아예 그러려니 해서 편하다고 하네요^^
금단현상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 시기 지나면 가족 모두 건강해지더라고요^^
김동수 2010.03.17 06:19  
올해 월드컵때 tv없으면 좀 괴로울것 같은데....저도 아내가 몇번이고 tv치우자고 졸랐지만, 저는 tv가 필요하다고 해서 아직까지 치우지 않았습니다.  목자님처럼 한번 마음먹으면 지킬자신도 없고....월드컵축구보고 싶은면 목자님 언제든지 오시길....
곽우신 2010.03.17 04:56  
이화정 목녀님... 회원가입하세요...그래서 목녀님 이름으로 들어오세요. 헷갈립니다. ^^
곽우신 2010.03.17 04:55  
경민 목자님 저희 집에 오시든지 교회에서 보면 됩니다. ^^ 남아공 월드컵때는 응원단 조직해서 교회에서 봐야겠습니다. ^^
이혜순 2010.03.16 22:51  
양수리 스타일 궁금하네요
베로키오 한 번 더 가야겠어요*--*
신용경 2010.03.16 23:27  
(이화정:준기 맘)추카추카!!
tv없이 살면 괴로움에서 잠시 해방되는 느낌 들어요.
제주있을 때 tv없이 지내다, 상경하니 신종플루로 난리가 났더군요. 모르는게 약? 은 아니지만 때로는 지나친 언론매체에서 떠나 있는 것도 세상 동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었어요. 함께하는 놀이를 인애와 오석이가 만들어 알려주는 날 고대합니다.
김경민 2010.03.16 22:33  
저희 집 모임이  발단이 되어 버렸네요~~ 인애가 같이 놀 애들이 없어서 그랬을 겁니다. 근데 TV 없으면.흑흑. 축구 볼 때 엄청 서운합니다.  어디 TV 잘 나오는 집 찾아가려면 일단...  눈치부터 봐야 합니다.  아~~~~ 올 해 남아공 월드컵...이건 봐 줘야 하는데~~~
김병수 2010.03.16 09:32  
추카드립니다.
끝내줍니다.
최혜영 2010.03.16 05:21  
갈때마다 베로키오에 사람이 많아 얼마나 감사한지...건강 잘 챙기시고 승리하세요.
지난번 주집사님이 주신 커피 맛 생각나네요.
푸근한 대화도 감사했어요. 주집사님은 딱 어울리세요.까페지기라고나 할까...
이전 헤어스타일도 친근했는데 지금이 더 멋져요.
수현이가 갑자기 양수리 스타일 되어 놀랐어요!ㅋㅋ
힘드신데 웃음 잃지 않으시는 주집사님 가정 홧팅!!
육화숙 2010.03.16 01:14  
집사님 반가워요 지난번에 왔을때 못봐서 서운하고 미안~
TV없는 덕분에 가족의 사랑의 대화가 넘치겠네요^^
양석민 2010.03.15 20:43  
저희 집도 tv를 없애고 싶은데...정말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보다는 tv를 많이 보니...중요한 결정을 하신 일에 주님의 축복과 인도하심과 귀한 열매가 있으시길 기도합니당~~~
송영환 2010.03.15 21:43  
벌써 몇 년이 지났군요. 늦은 저녁 들어오면 식구들이 T.V 앞에 모여서 코미디 프로 보면서 히히덕거리며 내가 들어가는데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꼴(?)을 보다 못해서 결단 내리고 T.V를 치우고 장모님 댁에 보내고 나니 식구들이 각방에서 책을 읽거나 기독교 방송 틀어놓고 지냈지요. 식구들이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저의 발등을 찍는 결과가 왔지만(?) ..... 지금도 습관이 기독교 방송에 사이클 고정입니다. 지나고 보면 T.V 중독성이 대단하지요. 아무튼지 잘 하셨습니다.
유우주 2010.03.27 02:06  
사랑스런 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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