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잘 읽고 있습니다.^^;
어제 늦은밤,
이 추운날씨에 무슨 산책이냐는 남편 팔을 붙잡고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였습니다.
큰길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대로에 쓰러진채로 일어나시려 애쓰는 노인 한 분을 발견했지요.
'어머~ 어떡해, 도와드려야되는거 아니에요?'하는 제 말에
남편은 곧바로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프신게 아니라 만취하신 상태라 섣불리 다가가지도 못하고 경찰차가 올 때까지
몇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기다렸지요.
그 사이 수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이 노인을 지나갔지만
노인에게 집에 가야하지 않느냐며 말을 걸어준 사람은 박스를 수거하시는 수레를 끌고 가시던
할머니 한 분 뿐이었습니다.
저도 곁에 남편이 있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지만
사람들이 마치 그 노인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지나가는 광경이 의아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밤산책이 흔한 일이 아닌 저희 부부는
만취한 사람이 길가에 쓰러져있는 일 쯤은 흔한 광경이라 사람들이 무덤덤한 것인지
아픈것이 아니라 술취한 것이라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노인께서 자꾸 몸을 일으키시려고 애쓰시기에 그러다 넘어지기라도 하실까봐
덜덜떨면서도 자리를 떠날 수도 없었지요.
결국 10여분만에 경찰 두분이 오셔서 모셔가셨습니다.
어제 삶공부 시간에 목사님께서 목회서신을 잘 읽고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순간 당황해서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목회서신이 매주일 주보에 오르는 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 뭔가요^^;
한번도 빼먹지 않고 늘 잘 읽어보고 있답니다.
남편은 사업으로 저는 육아로 예전처럼 책 펼쳐놓고 볼 시간은 없지만
매 주일 목회서신은 꼭 읽고 있습니다. ^^
그리고 오늘 문득...목회서신을 읽으며
어느 교회에서의 일화라며 주차장이 지저분한 것을 발견한 그 사람이
그 주차장을 말끔히 청소할 수 있는 "은사"를 가진 것이라던 목사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길을 나섰다가 도와드린 노인분들이 어제까지
벌써 세분째였거든요.(공교롭게도 세분 다 몸을 가누지 못해서 도와드린것이네요^^)
남편이 추운데 무슨 산책이냐며 만류했을때 가지 않았더라면
저는 사실 반대 방향으로 산책 길을 잡고 싶었는데 말없이 남편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지 않았더라면...
그 노인을 못보았을텐데...
만취하셔서 도와드리려해도 그냥 가라며 성을 내시는 그 노인을
우리가 보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더 오래 추위에 떠셔야했을까를 생각하면서
어쩌면...
나에게는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은사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
어제 독거노인 음식만들기 봉사를 해보라고 권유해주셨는데
6월이 출산달이라 7월에 해야한다는 말씀에 혹시 못하게 될까봐 죄송하다고 하였는데
지금생각해보니 해 볼걸 그랬나봅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저는 못할 것 같아도 하나님께서 할 수 있는 힘을 주시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