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가을학기 “선교의 삶”을 수요일 저녁에 개설합니다.
교회는 주유소이고 연습장이며, 신앙생활의 주 현장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입니다.
이번학기 “선교의삶”은 수요일 저녁에 개설하기로 하였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공예배가 있는데, 어떻게 예배시간과 겹치게 다른 모임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섭섭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틀림없이 계실 것 같아서, 그 취지를 간단하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수요예배이지만, 수요예배는 새벽기도회나 금요철야기도회와 같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교회의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전통 중의 하나입니다. 성경적인 당위성이나 교회사적인 전통을 가진 것이라기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모임입니다.
수요예배는 일반적으로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 지난 주일예배 후 지나온 3일을 돌아보고 다음 주일예배까지 남은 3일을 신앙적으로 무장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수요예배를 삼일예배라고 부르는 데도 이런 중간적인 성격이 작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수요예배에는 나의 약함을 인정하는 겸손과 우리 민족의 뜨거운 신앙적 열정이 함께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고 세상의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의 주 현장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입니다. 교회는 우리가 세상에서 주님과 더 잘 동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습장이요, 그리스도인으로 세상 속에서 힘 있게 살아갈 에너지를 공급받는 주유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차에 기름이 가득 차 있는데 주유소를 찾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내가 행복하게 삶의 현장에서 섬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수요일 저녁에도 예배에 참석하는 대신에 사람을 섬기는 사역을 하거나, 배움의 시간을 갖거나, 필요하다면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끔 수요예배에 참석하는 대신에 다른 일을 할 때도 있습니다. 같은 의미에서 이번에 “선교의삶”을 수강하시기 원하시는 분들 가운데 수요일 저녁 외에는 시간을 낼 수 없는 분들이 있어, 수요일 저녁 “선교의삶” 개설을 요청하셨을 때 조금도 주저함 없이 동의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주유소에는 늘 기름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교역자들의 주 역할이 영적 주유소에 기름을 준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운가족 여러분들이 말씀과 기도의 공급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교회를 찾고 교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늘 예배당이 열려 있기를 바라고 있고(필요하신 분들에게 현관 비번을 알려드립니다.) 또 할 수만 있으면, 매일 새벽뿐만 아니라, 매주 수요일 저녁뿐만 아니라, 매일 낮에도, 매일 저녁에도 말씀을 듣고, 배우고, 기도할 수 있는 공급의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수요 낮예배를 시작하고, 또 삶공부 낮 클래스도 개설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 자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급의 필요를 느껴서 참석하신 분들이 몇 분이든 그 분들의 필요가 채워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운가족 여러분들이 모든 교회 모임에 다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일예배와 목장모임은 반드시 참석하셔야 하겠지만, 그 외에는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억지로 참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에게 필요한 만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 나에게 유익이 되는 만큼 참석하시면 됩니다. 필요가 사라지면 모임을 중단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틀림없이 우리가 함께 모일 때 더 풍성해 집니다. 신앙의 메마름이 느껴지거나, 섬김에 기쁨이 사라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교회에서 준비하여 섬기는 새벽예배, 수요예배, 삶공부 그리고 기도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