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교회는 가족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됨이 더 자라게 될까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선교단체를 통해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후 선교단체를 떠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제 눈에 교회는 참 한심해 보였습니다. 말씀의 생명력은 없고 전통에 매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절기를 지키는 것,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기계적으로 암송하고 가르치는 것이 성경이 경고하는 날과 달과 절기를 지키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 갈수록 교회가 오랜 세월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파워가 있는 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식만 남아 화석화 되었을 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문화가 된 형식을 무너뜨리는 쪽보다 그 정신을 회복하는 쪽이 더 나을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기도에는 가장 소중한 것을 담기 마련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문에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담겨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기도문에 담긴 가장 소중한 가치는 제 생각에는 교회는 “가족”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가르치시며,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신 것은 제자들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종교에 기도가 있지만, 그들이 섬기는 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기도는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한 발 더 나아가셔서 그 아버지를 “우리”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같은 아버지로 모신 가족이요 형제요 자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우시기 원하셨던 교회는 가족공동체였습니다. 제3차 신약교회포럼에서 성경신학자이며 요한계시록 연구로 알려져 있는 이필찬 교수님께서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계시록까지 관통하면서 교회는 가족이라고 논증해 주어서 참 기뻤습니다.
이필찬 교수님은 이전부터 교회는 가족이라고 확신했지만, 정말 교회가 가족이 될 수 있겠는가에 대한 회의와 의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순청강남교회에서 섬긴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 참석하여 목자 목녀님들의 간증을 듣고, 목장을 실제로 참관하면서, 시나리오 없이 펼쳐지는 교제와 대화의 내용을 보면서, 교회가 가족이 될 가능성을 보았다고 그 감격을 간증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올바른 교회를 세워가고 있는가? 가족됨이 자라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면 됩니다. 우리 목장이 좋은 목장인가? 얼마나 가족이 되었는가를 질문해 보면 됩니다. 가족의 가족됨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리가 천국환송예배의 자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교회 장례에서 예외 없이 느끼는 감사가 있다면, 목장이 정말 가족이구나 하는 감격입니다. 이번 조금식 자매님을 천국으로 떠나보내는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제가 다운교회 담임목사인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교회는 가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서 모입니다. 교회는 가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밥을 먹습니다. 어떻게 교회의 가족됨을 더 자라게 할 수 있을까요? 포럼에서 해 주신 최영기 목사님의 말씀이 깊이 동의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교회 역사를 통해 교회의 공동체성에 목표를 두고 노력한 운동이 많이 있었지만 대체로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가 이만큼 가족 공동체가 된 것은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다’는 주님의 소원을 공동목표로 함께 달려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