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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79)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보근 0 895

그래도 좋은 생각입니다.”라고 말하기를 연습해 봅시다.


우리교회는 현재 예배당으로 이사한 후 거의 15년 동안 본당을 길이 방향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찬양팀에서 강단을 현재 악기팀이 있는 곳으로 옮겨 대각선 방향으로 사용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싱글 목자님 중의 한 분이 아예 강단을 현재 위치로 옮기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습니다.

 

제 마음 속에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훅 솟아올랐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꾹 누르고 좋은 의견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성도님들의 의견도 듣고, 당회에도 안건으로 올려서 함께 검토했습니다. 예상되는 여러 문제들 때문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추측만 할 것이 아니라,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한 번 배치를 바꿔보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안들면 원위치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새벽기도 후, 지금의 모양대로 의자배치를 바꾸어 보았습니다. 혼자 운동 겸 또 기도 겸 의자 배치를 바꾸는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바꾸어 놓고 보니 생각보다 더 좋았습니다. 장로님들도 좋아하셨고, 성도님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본당의 입구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변화는 새가족반이 사용할 공간을 찾는데서 시작된 실험입니다.

 

코로나 시작과 더불어 새가족반 운영을 중단하고, 새가족반에서 사용하던 1층의 공유 사무실을 영상예배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곳이 2부 예배 후 노부모님들께서 교제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새가족반 사역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옥탑에 새로 조성한 담임목사 사무실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교회를 처음 방문한 새가족님들께 좁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서 옥탑 사무실까지 모시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영유아부가 본당 바로 아래 3층으로 올라왔으니, 본당에 붙어 있는 자모실 공간을 리모델하여 새가족반을 위해서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저도 그렇고 당회에서도 그렇고 자모실 공간을 없앤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자모실 공간을 호텔로비처럼 조성해서 예배 중에는 자모실로 사용하고, 예배 후에는 새가족 환영 공간으로 공유하는 방향으로 추진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모실에 영유아가 기어다닐 수 있는 바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서, 자모실은 그대로 두고 자모실 앞쪽 공간을 본당 로비겸 새가족 환영 공간으로 사용해보자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무엇이든 어떤 영역이든 누군가 새로운 의견을 개진할 때 말도 안돼하고 제껴 버리면, 그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의견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방향에서 가능성을 자세히 검토해보면, 결국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대로 말도 안된다는 결론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논의의 과정 속에 처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의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다운교회는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분위기,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해서,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 크기의 변화를 경험하고 누리는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누군가가 제시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말도 안돼라는 생각이 솟아날 때에도, 속도를 한 템포 늦추어, “좋은 생각입니다.” “한 번 해 봅시다.”라고 말해 주기를 힘써 연습하십시다. 그 일이 잘 안되더라도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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