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주일 예배당에 나왔으면 예배를 드린 것일까요?
저는 청년시절에 약속시간에 늦게 오는 사람들을 향해서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결혼 전 제 아내가 중요한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한 때가 있었는데, 그 때는 분노하는 마음이 아니라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의 마음이 솟아났습니다. 똑 같이 약속시간을 어겼는데, 제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 대해서는 염려하는 마음이 생겼고,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분노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게다가 인생 살다보니 저 자신 역시 중요한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면서, 약속시간에 늦으시는 분들을 향한 저의 태도가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분노하는 마음보다는 그분을 내가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나 나 자신을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었고, 아마도 사연이 있겠지 생각하며 이해하는 마음이 더 자라가고 있습니다.
예배 시간은 하나님과의 약속 시간이면서 동시에 사람들과의 약속시간입니다. 예배 시간 전에 일찍 오셔서 섬기시는 분들을 보면 제 마음이 참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예배 시간에 맞추어 오시는 분들을 보면 기쁘고 반갑습니다. 예배 시간에 늦게 오시는 분들을 보면 죄송스럽게도 제 마음은 더 반갑고 더 기쁩니다.
저 같은 죄인의 마음도 이런데, 나를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실까 생각해 봅니다. 예배 시간 안 지켰다고 괘씸해하실까요? 예배 시간 좀 늦었다고 불쾌해 하실까요? 주일 한 번 빠졌다고 천벌을 내리실까요?
저는 결코 그렇지않다고 확신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의 마음을 살피시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넓음을 믿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저와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의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렇게 기뻐하시고 사랑하시기 때문에 나는 하나님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일까요?
저는 예배의 본질은 “사랑”에서 나온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배시간을 칼같이 지킨들 영원 속에 계신 하나님께 무슨 의미가 있으며, 우리가 천만금을 헌금으로 드린들 천지를 소유하신 하나님께 무슨 도움이 되겠으며, 우리가 탁월한 퍼포먼스(Performance)를 선보인들 그 자체가 완전하신 하나님께 무슨 감동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께 유일하게 드릴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며,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요?
저와 여러분의 사연도 다 아시고, 저와 여러분의 마음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존중하는 사람들만 존중하고, 나를 경멸하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게 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삼상 2:30下).”
저는 우리의 모든 예배의 섬김과 순서에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존중”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토요일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들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예배 시간 10분 전에 도착하기를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교회는 주차가 쉽지 않으니 30분 전에는 도착할 결심을 해야, 예배당에 10분 전에 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배 전에는 반가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기도로 또 주일설교 본문을 먼저 읽어보는 것으로 예배드리는 나의 마음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찬양에도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아서 가사의 한 단어 한 단어에 내 마음을 싣고, 헌금에도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아 드리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예배에 주님을 향한 사랑에서 나온 존중이 담긴다면 조금 늦어도, 조금 부족해도, 조금 실수가 있어도 우리 하나님께는 가장 기쁘시게 받으시는 예배가 될 것입니다. <석목사올림>